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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이니셔티브로 본 한반도 전략 변화, 이재명 대통령 유엔 발언 해석

소소조 2025.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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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해법으로 제시된 ‘END 이니셔티브’는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전략입니다. 유엔총회에서 발표된 이 구상은 남북 교류에서 시작해 관계 정상화를 거쳐 비핵화에 이르는 3단계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기존 방식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 글에서는 END 이니셔티브의 구조와 전략, 국제 반응, 그리고 실현 가능성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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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ND 이니셔티브의 구조와 전략

END는 각각 교류(Exchange),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의미하는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과거에는 비핵화가 협상의 출발점이자 전제 조건으로 여겨졌다면, 이번 구상은 그것을 최종 목표로 설정해 접근 방식을 바꿨습니다.

첫 번째 단계인 교류는 남북 간 민간 협력과 비정치적 분야의 교류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실제로 보건, 농업, 기후 변화 대응 같은 인도주의적 협력 분야는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협상의 물꼬를 트는 데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관계 정상화입니다. 여기서는 단순한 접촉 수준을 넘어서 외교 채널을 복원하고,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재개소나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논의 등도 이 단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비핵화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단계가 앞선 신뢰 구축과 관계 복원의 결과로서 자연스럽게 논의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는 과거 미국 중심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요구가 지속적인 협상 실패로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로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END 이니셔티브는 현실적인 단계적 접근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북한의 체제 보장 요구와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 사이에서 조율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평가됩니다.

2. 국제사회 반응과 외교 전략적 의미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은 단순한 외교 메시지를 넘어, 대한민국의 외교 정체성을 재정립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습니다. 연설에서 그는 ‘대한민국’이라는 단어를 30회 이상, ‘평화’는 20회 이상 언급하며 주제를 명확히 했습니다.

특히 “상대 체제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언급과 함께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유화 제스처를 넘어 국제사회에 한국의 평화 중심 외교 원칙을 강조한 것이며, 미국, 일본, 유럽 대표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인공지능과 사이버 안보 문제를 함께 언급하며 전통 안보의 범위를 확장했습니다. 이는 대한민국이 기술 외교, 디지털 질서 구축, 정보 인권 등 미래 외교 아젠다에서도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외교 전략으로 볼 때, END 이니셔티브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일방적 요구가 아니라 상호 관계 회복을 통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접근으로 평가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이 단순한 분단국이 아니라, 중견국으로서 외교적 중재자 역할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3. 실현 가능성과 제약 요인

전략의 구조는 설득력 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합니다. 우선 북한은 최근 몇 년간 핵 보유를 명문화하고, 이에 대한 협상 가능성을 강하게 부정해 왔습니다. 내부적으로도 핵무기를 정권 생존의 도구로 여기고 있어, 비핵화에 나설 유인이 크지 않습니다.

또한 미국과 일본은 비핵화를 관계 정상화의 전제로 보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는 END 이니셔티브의 후순위 접근과 충돌할 수 있으며, 국제적 공조가 엇박자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내부에서도 이 전략을 둘러싼 정치적 입장 차이가 존재합니다. 일부는 대북 유화 정책이 오히려 북한의 핵 보유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결국 END 구상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북한의 태도 변화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과의 전략적 조율, 국내 정치적 지지 기반이 함께 형성되어야 합니다.

4. 외교 패러다임의 전환과 향후 과제

END 이니셔티브는 단순히 대북정책 차원이 아니라, 대한민국 외교 전략의 전환을 상징하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기존의 강대국 외교 중심, 군사동맹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독자적 외교 노선을 강화하고자 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최근 정부는 아세안, 유럽연합, 아프리카 연합 등 다양한 지역 블록과의 외교를 확대하고 있으며, 중견국 외교 전략 수립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변화는 특정 국가나 블록에 의존하지 않는 자율 외교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향후 과제로는 첫째, 단계별 로드맵에 따른 실천 가능성 확보. 둘째, 비정치적 교류 분야의 제도화. 셋째, 미국 및 주변국과의 조율된 공조. 넷째, 국내 정치 환경의 안정성과 일관된 외교 메시지 유지가 핵심으로 꼽힙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연설은 이러한 흐름을 제도화하고 국제사회에 선언함으로써, 단기적 효과보다는 중장기적 외교 비전으로서의 의미가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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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END 이니셔티브는 지금까지의 접근 방식과는 다른 틀에서 한반도 평화를 모색하는 전략입니다. 핵심은 ‘먼저 신뢰를 쌓고, 나중에 비핵화를 논의하자’는 구조로, 이는 외교 현장에서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고심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략이 곧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의 반응, 미국과의 조율, 국내 정치 상황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유엔총회 연설은 한국 외교가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 글로벌 외교 안보 질서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남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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