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이 달러를 디지털로 확장하는 법: 스테이블코인과 지니어스 법안의 숨은 전략

소소조 2025. 6. 12.
728x90
반응형

최근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가 상원 청문회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규모가 2조 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관련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현재 약 2,370억 달러 수준인 이 시장이 8배 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은 단순한 수치 이상으로, 미국이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단서이기도 합니다.

반응형

1. 스테이블코인이란 무엇이며, 왜 주목받고 있을까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큰 일반 암호화폐와 달리, 특정 법정화폐에 가치를 고정시켜 설계된 디지털 자산입니다. 대부분은 미국 달러에 연동되어 있으며, 1달러당 1코인 비율로 가치가 유지되도록 만들어집니다. 예를 들어 USDT(테더), USDC(서클 코인), BUSD(바이낸스 스테이블코인) 등이 대표적인 예로 꼽힙니다.

이러한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의 투명성과 보안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거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금융 시장 내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거래 단위로서 쓰일 뿐 아니라, 탈중앙화 금융(DeFi)이나 해외 송금, 글로벌 무역 결제에도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바로 실시간 결제와 초저비용 송금이라는 기능입니다.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는 몇 시간, 심지어 며칠이 걸릴 수 있는 국제 송금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몇 분 내로 처리되며, 수수료도 거의 들지 않습니다. 이는 전통 은행 시스템이 제공하지 못하는 효율성과 유연성을 가능하게 합니다.

실제로 개발도상국에서는 이러한 장점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한 송금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통화 불안정 국가에서는 법정화폐보다 신뢰받는 대체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미국 정부가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히 민간 기술로 볼 수 없는 이유도 분명해집니다. 글로벌 결제 인프라에서 달러의 위상을 유지하려면, 이 디지털 확장 수단을 정면으로 수용하고 제도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2. 지니어스 법안과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방향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은 미국 상원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입니다. 이 법안의 핵심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미국 국채 등의 안전 자산으로 담보하도록 명시함으로써,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보장하자는 데 있습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는 기업은 일정 수준 이상의 준비금과 자산을 확보해야 하며, 이에 대한 감시와 감사 체계를 의무적으로 따라야 합니다. 이는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소비자 보호와 시스템 안정성을 강화하는 한편, 자산 건전성 확보를 위한 필수 조치로 이해됩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 법안을 지지하며,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무대에서 미국 달러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매우 유효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을 규제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책적 방향은 단기적인 금융 규제 강화를 넘어, 디지털 시대에 미국이 통화 패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 중국, 중동 국가들 또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미국은 민간 주도의 혁신을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지니어스 법안이 통과되면,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디지털 자산을 넘어 미국의 전략 자산으로 기능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글로벌 금융의 디지털 전환 흐름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이 됩니다.

3. 실물자산토큰화(RWA)와 스테이블코인의 결합 가능성

최근 블록체인 기술의 또 다른 응용 분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실물자산토큰화, 즉 RWA(Real World Asset Tokenization)입니다. 이는 전통 자산인 부동산, 채권, 주식 등을 블록체인 상에서 디지털 토큰 형태로 변환하여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기술입니다. 본질적으로는 기존 금융 자산의 유동성을 높이고, 소액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확대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RWA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의 수요 역시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디지털화된 실물 자산을 거래하거나 투자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이 안정된 통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가격이 급변하는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쓰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미국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가장 적합한 대안이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의 여러 금융기관들은 실물자산토큰화 프로젝트에 스테이블코인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인 RWA.xyz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동안 실물자산 기반 토큰의 발행량이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 중 대부분이 USDC 또는 USDT를 결제 수단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과 RWA의 조합은 투자와 거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 간의 경계를 허물고 있습니다. 이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훨씬 넓고 안정적인 기반 위에 올려놓는 과정이며, 미국 정부가 이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 역시 이러한 흐름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결국 스테이블코인은 RWA 생태계 내에서 결제, 담보, 유동성 제공이라는 세 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장에서의 입지가 점점 더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향후 RWA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대될수록 스테이블코인의 역할 또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4. 디지털 달러 생태계와 글로벌 금융질서의 재편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 움직임은 단순히 기술적 진보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 패권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정의하려는 전략적 시도입니다. 기존 금융 질서에서 달러는 결제, 투자, 외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핵심 통화로 작동해 왔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자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러한 통화 질서도 변화가 불가피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은 중앙 기관의 개입 없이도 자산을 생성, 저장, 이동할 수 있게 해주며, 이는 전통 금융기관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미국이 선택한 방향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보다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민간 주도의 확장 전략입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지니어스 법안은 미국의 디지털 금융 주권을 지키기 위한 법적 장치로 기능합니다. 이 법안이 정착되면,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은 국가의 기준 아래에서 운영되며, 국제적으로도 더욱 신뢰받는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무역, 외환, 자산 거래 등 여러 분야에서 미국 달러의 사용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게 되며, 결과적으로는 디지털 환경에서도 달러의 패권이 유지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다시 말해 스테이블코인은 단지 디지털 결제 수단이 아니라, 디지털 세계의 새로운 기준통화로 기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도 발 빠르게 정책적 준비를 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질서가 재편되는 이 시점에 어떤 입장을 취하고, 어떤 기술을 수용하느냐에 따라 향후 금융 주권의 양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728x90

결론: 스테이블코인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스테이블코인은 이제 단순한 디지털 자산을 넘어선 존재입니다.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과 지니어스 법안의 입법 움직임은 이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디지털 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진화할지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단서가 됩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 디지털 경제의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게 되면, 미국은 자연스럽게 자국 통화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단지 금융 시스템의 기술적 진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에서의 힘의 균형을 디지털화된 방식으로 이어가려는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디지털 금융 시대의 새로운 기준이 세워지는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기술적 수단이 있으며, 이를 제도적으로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따라 각국의 경제 미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미국은 선택을 끝냈고, 이제 나머지 국가들은 대응할 차례입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