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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자사주로 EB 발행에 나서는 진짜 이유, 정책 변화가 가져온 충격

소소조 2025.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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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들이 자사주를 이용한 교환사채 발행에 속속 나서고 있습니다. 단순한 자금 확보를 넘어, 정책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움직임은 이전과 결이 다릅니다. 이 변화는 기업 재무 전략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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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환사채란 무엇인가요? 구조부터 정확히 이해하기

교환사채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이 주식은 대부분 자사주이며, 투자자는 채권 만기 시 원리금을 현금으로 상환받거나 정해진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집니다. 일반적인 회사채와 구조는 유사하지만, EB의 핵심은 바로 주식 교환이라는 옵션에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신주를 발행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향후 주가가 상승할 경우 주식 교환을 통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이처럼 EB는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유리한 구조로 설계된 자금 조달 수단입니다.

최근 EB 발행이 늘고 있는 배경에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정책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정책이 시행되면 자사주를 장기 보유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그 전에 자사주를 유동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EB가 각광받고 있는 것입니다.

기업이 EB를 발행할 경우, 보유 중인 자사주가 투자자에게 넘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신주를 발행하지 않기 때문에 주식 수는 증가하지 않으며, 기존 주주의 이해관계에도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EB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2. 자사주 소각 의무화, 기업들은 왜 서두를까?

최근 정부는 자사주를 일정 기간 보유한 뒤 반드시 소각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기업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나 임직원 보상 등의 수단으로 장기 보유하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입니다. 결과적으로 자사주를 단순히 보유만 하고 있는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변화는 기업들에게 즉각적인 대응을 요구합니다.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시장에 직접 매각할 경우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납니다. EB 발행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자사주를 담보로 한 EB 발행 금액은 1조 3천억 원을 넘었습니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LS, SKC, SNT홀딩스 등 주요 기업들이 이 같은 움직임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자산을 실현 가능한 형태로 바꾸려는 전략적 움직임입니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까지는 기업들이 보유 중인 자사주를 어떻게든 활용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EB는 가장 현실적이고 안전한 선택지로 여겨집니다.

3. EB가 갖는 장점과 기업의 전략적 활용 방식

교환사채는 기업 입장에서 다양한 이점을 제공합니다. 우선 신속하게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시장에서 자사주를 직접 매도하는 것보다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습니다. 또한 신주 발행이 필요 없기 때문에 기존 지분율에 영향을 주지 않아, 주요 주주의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특히 중견 기업이나 비상장 자회사를 보유한 그룹사 입장에서는 EB 발행을 통해 지분 정리와 자금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예컨대 SKC의 경우 2025년 6월 EB 발행을 통해 2,600억 원 규모의 운영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용된 주식은 전량 자사주로, 주가 변동 부담 없이 자금을 유입한 셈입니다.

또한 EB는 경영권 방어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교환이 이루어질 경우 자사주가 특정 투자자에게 넘어가며, 이들이 기업에 우호적인 지분으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EB 발행 이후 주요 기업의 내부 지분율이 평균 3% 이상 증가한 사례가 다수 확인되었습니다.

물론 EB가 만능 해결책은 아닙니다. 주가가 발행 시점 대비 하락할 경우 투자자는 주식 교환보다는 현금 상환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그 리스크보다 자사주를 활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판단이 우선되는 분위기입니다.

4. 자사주 활용의 시대는 끝나가는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업의 전략적 여지가 넓어지던 시대는 점차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소각 의무화 정책은 자사주 활용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자사주를 단기 매입 후 즉시 소각하는 구조가 정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로 인해 EB 발행은 점차 어려워질 것입니다. 자사주가 소각되면 교환사채의 기반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금 조달 수단은 전환사채, 회사채, 자산유동화 등으로 이동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이들 수단은 EB보다 조건이 까다롭고 비용 부담도 크기 때문에, 기업들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정책 변화는 기업에 위기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재무 전략을 점검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단기적인 대응만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방향을 설정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사주라는 자산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이제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EB는 그러한 고민에 대한 하나의 해답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해답을 활용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일지도 모릅니다. 자산의 전략적 운용, 정책에 대한 유연한 대응, 이해관계자와의 신뢰 형성.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수단에 담겨 있었다는 사실은 기업 경영에 많은 시사점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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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교환사채는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니라, 기업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다가오면서 기업들은 EB 발행이라는 선택지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 대응 차원을 넘어서, 기업의 경영 방식에 실질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자사주 활용의 방식은 지금보다 훨씬 제한적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제부터라도 다양한 자금 조달 전략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EB는 그 전환점에서 기업들이 내린 전략적 선택이었으며, 이는 한국 자본시장의 또 하나의 진화 과정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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