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마셨는데 왜 지방간?” 간과된 원인과 해결법 정리
보통 간 질환이라고 하면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에게 생기는 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술을 거의 마시지 않거나 아예 마시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지방간 진단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왜 그런 현상이 생기는지, 어떤 생활습관이 영향을 미치는지 자연스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생기는 지방간, 그 이름은?
의학적으로 술과 관계없이 발생하는 지방간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불립니다. 영어로는 NAFLD(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라고 표현하는데요. 이 질환은 말 그대로 알코올 섭취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음에도 간에 지방이 5% 이상 축적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한국 성인 중 약 30%가 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앓고 있다고 보고됐습니다. 특히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대사 질환이 있는 분들은 이 수치보다 훨씬 더 높은 비율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비만이 있거나 운동량이 부족한 분들에게서도 흔하게 발견되고요.
이 질환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정기검진에서 간 수치가 올라가거나 복부 초음파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이 아프지 않다는 점이 이 병의 가장 무서운 점일 수도 있습니다. 자각 증상이 없는 만큼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서야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렇다면 왜 간에 지방이 쌓이는 걸까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에너지 대사의 불균형입니다. 우리가 섭취한 탄수화물이나 지방이 제대로 연소되지 못하고, 간으로 가서 지방으로 전환돼 저장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축적이 반복되면 간 세포가 손상되고 염증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지방간을 부르는 생활습관, 무엇이 문제일까요?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지방간이 생겼다고 들으면 다들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하지만 생활 속 몇 가지 습관을 들여다보면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복부비만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입니다. 내장지방이 많은 경우, 이 지방산이 간으로 유입되어 중성지방으로 전환되고 쌓이게 됩니다. 겉보기에는 말랐는데 내장지방이 많은 경우도 있습니다. 흔히 마른 지방간이라고 불리는 상태죠. 체중보다는 체지방률과 허리둘레를 함께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두 번째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입니다. 흰쌀밥, 밀가루 음식, 당류가 많은 가공식품은 간에 부담을 줍니다. 당분이 혈당으로 전환되고, 그 혈당이 사용되지 않으면 중성지방으로 바뀌어 간에 저장됩니다. 서울아산병원의 한 연구에 따르면 정제된 탄수화물을 주식으로 하는 사람들의 지방간 발생률이 유의하게 높다고 밝혀졌습니다.
세 번째는 운동 부족입니다. 활동량이 줄면 에너지 소비도 줄어들고, 지방이 쉽게 축적됩니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기초대사량도 감소하므로, 같은 음식을 먹어도 지방으로 축적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운동은 지방간 치료에서 가장 효과적인 처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네 번째는 수면과 스트레스입니다. 잠을 제대로 자지 않거나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호르몬 불균형이 생기고, 그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게 됩니다. 인슐린 저항성은 간에서의 당과 지방 대사에 영향을 주며 지방 축적을 가속화하게 됩니다.
진단은 어떻게 받을 수 있을까요?
지방간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정기 건강검진을 잘 받으면 간 수치나 초음파 검사로 충분히 조기 진단이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는 AST와 ALT라고 불리는 간 효소 수치가 간 질환의 대표적인 지표로 활용됩니다. 하지만 지방간이 있어도 이 수치가 정상이 나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한 번의 검사로 안심하긴 어렵습니다. 간에 지방이 얼마나 축적됐는지를 보려면 복부 초음파를 시행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고 비침습적인 방법입니다.
보다 정밀한 검사를 원할 경우, 간 탄성도 검사(Fibroscan)나 CT, MRI 검사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검사는 간의 섬유화 정도나 지방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진단 이후에는 원인 질환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이 동반되어 있다면 치료 방향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은 회복력이 좋은 장기이지만, 반복적인 손상은 회복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진단하고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방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다행히도 지방간은 비교적 회복이 가능한 질환입니다. 특히 초기일수록 생활습관의 변화만으로도 상당한 개선이 가능하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바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 감량입니다. 현재 체중에서 5~10% 정도만 줄여도 간 내 지방량이 크게 감소합니다. 대한간학회에서는 꾸준한 체중 감량이 지방간 염증과 섬유화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식단 조절 역시 핵심입니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과 채소 중심의 식사를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가공식품과 당류가 높은 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야식을 줄이고 식사 시간을 규칙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과 더불어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도 함께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또한 수면 패턴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지방간 관리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루 7시간 이상의 숙면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활동을 일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론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지방간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질환입니다. 특히 대사질환, 비만, 운동 부족, 잘못된 식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간에 지방이 쌓이게 됩니다. 조기에 진단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한다면 충분히 회복이 가능한 질환입니다.
지금이라도 자신의 식생활, 운동 습관, 수면 상태를 점검해보시고, 간 건강을 위한 첫 걸음을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간은 말이 없지만, 꾸준히 관리해주면 누구보다 성실하게 반응해주는 장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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